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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서울 역사여행8] 가을 절경 속 종묘 방문기 & 종묘제례 참관기
김사임당 ・ 2024. 11. 21. 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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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서울 역사여행 여덟번 째 장소는 종묘입니다.
종묘 정전의 설경 [아파트관리신문.2024.3.7]
종묘는 조선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정전과 영녕전이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한양 천도를 결정하고, 경복궁을 짓기 전 종묘와 사직단부터 지었다고 합니다.
사직단 [네이버 지식백과]
사직단은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 농사가 잘 되기를 빌었던 곳입니다.
다시 말해 태조 이성계는 조상과 백성을 섬기는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라 생각했던 것이죠.
여행에 앞서 종묘 방문을 예약하기 위해 종묘 누리집에 들어갔습니다.
평일은 반드시 예약을 해야하거든요.
그런데 11월 2일 토요일에 종묘제례가 열린다는 공지가 뜬 것입니다.
'종묘 추향대제 봉행 영녕전 제향!'
종묘에서는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 11월 첫 번째 토요일에 종묘제례가 있거든요.
1년에 딱 두 번 하는 행사인데, 이런 행운이...
종묘 입구
그래서 11월 2일 토요일 자유관람으로 종묘를 돌아보고, 종묘제례가지 참관했습니다.
유네스코문화유산과 유네스코무형유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죠.
미리 읽고 간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에 제일 먼저 나오는 곳이 종묘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
유홍준 교수는 세계 유명 건축가들의 종묘 방문기를 예를 들면서 종묘의 역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 건축학적 가치에 대해 극찬을 했습니다. 그래서 엄청 기대가 되었죠.
유홍준 교수의 설명을 잠시 빌어오자면,,,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제왕과 왕비들의 혼을 모신 사당이다. 궁궐이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라면 종묘는 죽음의 공간이자 영혼을 위한 공간이다. 일종의 신전이다.
세계 모든 민족은 제각기 어떤 형태로든 고유한 신전을 갖고 있고 그 신전들은 한결같이 성스러움의 건축적 표현이었다.
고대와 중세를 거치면서 동양에서는 불교의 사찰, 서양에서는 기독교의 교회당이 1천 년 이상 신전의 지위를 대신했지만 그 이전과 이후에도 여전히 신전은 존재했다.
이집트의 하트셉투어 여왕의 장제전,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로마의 판태온, 중국의 천단, 일본의 이세신궁 등이 대표적이고, 거기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조선왕조의 종묘이다.
종묘는 이처럼 문화유산의 보편성과 특수성, 전통성과 현대성, 민족성과 국제성 모두에서 조선왕조를 대표할 만한 문화유산이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에서
따뜻한 가을 오전.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종묘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종묘
삼도(三道). 세 길로 나뉘어진 것. 가운데 길은 신로, 신이 다니는 길, 동쪽은 왕이 다니는 길, 서쪽은 세자가 다니는 길.
종묘제럐를 설명한 안내판
종묘 정전 모형
종묘 정전 앞 은행나무
종묘제례를 설명한 안내판
종묘 영녕전
저는 종묘제례가 열리는 영녕전으로 먼저 갔습니다. 정전은 지금 공사 중이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함께 하는 가운데 종묘제례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감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
종묘제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
종묘제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
종묘제례
종묘제례는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슬픔의 제례가 아니라 유교의 종교의식인 동시에 국가의 존립 근거를 확인시켜주는 국가의식이다. 그래서 종묘에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도 노래와 춤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다.
이를 예악(禮樂)이라 한다. 유교국가에서는 예(禮)를 통하여 윤리 규범을 세우고, 악(樂)을 통하여 인심을 감화시켰다. 즉 예악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백성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길을 제시했다.
따라서 예를 제정하고 악을 짓는 ‘예악의 제도화’는 문치(文治)를 지향하는 유교국가 정치의 핵심이었고, 조선은 예악의 정립을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에서
종묘제례에서 연주되는 제례악인 ‘보태평’과 ‘정대업’을 작곡한 사람은 세종대왕입니다. 그 이전에는 중국의 음악을 제례에 사용했다고 하죠. 그래서 직접 작곡까지. 세종대왕의 능력은 정말 끝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세종 12년 9월 11일자 기사에 남아 있습니다.
임금(세종)이 좌우의 신하들에게 이르기를, 아악(雅樂)은 본시 우리나라 음악이 아니고 실은 중국의 음악인데, 중국 사람들은 평소에 익숙하게 들었을 것이므로 제사에 연주하여도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서는 향악(鄕樂)을 듣고 죽은 뒤에는 아악을 연주한다는 것이 과연 어떨까 한다...그러므로 나는 조회나 하례에 모두 아악을 (작곡하여) 연주하려 한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에서
종묘제례
보태평은 ‘태평성대를 이룬다’는 뜻으로 문덕(文德)을 칭송한 것이고, 정대업은 ‘대업을 안정시켰다’는 뜻으로 무공(武工)을 찬양한 것이다. 두 곡 모두 세종 이전 6대조까지, 즉 태조의 네 선조(목조, 익조, 도조, 환조)와 태조, 태종의 공을 칭송한 것이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에서
조용히 춤을 추고 있는 무희들에 집중하면서 음악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성스럽고 엄숙하고 정성스러운 분위기.
예악으로 사회질서를 유지한다는 의미가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이런 귀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고.
세종대왕이 작곡한 음악이라니 친숙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영녕전을 나와 공사 중인 정전으로 가보았습니다.
공사중인 종묘 정전
공사 중인 종묘 정전
종묘 월대
종묘 박석
정전에 포크레인이 있는 기괴한 장면 빼고는 단아한 정전 지붕과 높은 월대와 소박한 박석, 회랑 등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저는 좋았습니다.
가을 하늘과 아주 잘 어울렸어요.
정전 입구의 노란 은행나무도 멋있고.
아무래도 종묘는 내년 5월에 다시 와야 할 듯 합니다. 공사가 4월에 끝난다니 내년 봄 종묘제례는 정전에서 열리겠죠.
춘향대제는 종묘의 정수라는데. 봄꽃이 화사한 분위기 속에서 더 장대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다음을 기약하니 또 흐뭇합니다.
오늘 여행은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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